DEEPER LAYERS

Park Jongjin ( 박종진 )


Words & Photo by  YB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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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작가의 작품 컬렉션은 하단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Park Jongjin's full artwork collection is available down below.


도예가 박종진은 대학에서 전통 도예를 공부했지만, 늘 새로운 시도를 통해 자신의 조형 언어를 확장해 왔다. 서로 다른 물성과 감각을 교차시키며 쌓아 올리는 그의 작업은, 단순한 형태를 넘어 시간과 행위가 축적된 하나의 구조를 만들어낸다. 키친타월 위에 흙물을 입히고 겹겹이 쌓아 올린 뒤 소성하는 방식으로 완성된 <예술적 지층 (Artistic Stratum)> 연작은, 물질이 지나온 시간과 그 안에 스며든 흔적을 드러내는 그의 대표적인 작업이다. 종이처럼 가볍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단단한 도자인 이 조형물들은, 형태와 재료 사이의 긴장 속에서 낯선 감각을 만들어낸다.


박종진이 ‘쌓는 행위’에 몰두하게 된 것은 단순한 조형적 선택이 아니라, 작업과 삶을 바라보는 태도와 맞닿아 있다. 그는 반복적인 적층 과정을 통해 결과보다 과정에 깃든 시간과 감각을 드러내고자 했고, 그 안에서 도예가로서의 자기 확신을 찾아갔다. 때로는 새로운 시도를 향한 욕망과 기존 작업에 대한 의심 사이에서 고민하기도 했지만, 결국 그를 다시 작업으로 이끈 것은 ‘쌓아 올리는 시간’ 그 자체였다.


지난해 갤러리 모순에서 열린 첫 개인전 〈BOLD LAYERS〉는 그러한 시간의 밀도를 드러낸 전시였다. 작업의 물리적 두께와 더불어, 도예가로서 쌓아온 순간들이 하나의 층으로 드러났던 자리였다. 그리고 1년이 흐른 지금, 박종진은 같은 방법론 안에서 보다 깊은 층으로 들어간다.


광화문에 위치한 갤러리 모순에서 열리는 두 번째 개인전 〈DEEPER LAYERS〉는 그 연장선 위에 놓인 전시다. 작년 전시 기간과 맞물려 태어난 아이가 어느덧 첫 해를 지나며 새로운 시간을 만들어가듯, 작가의 작업 역시 이전보다 한층 더 단단해진 밀도와 깊이를 보여준다. 최근에는 LOEWE Foundation Craft Prize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되며, 그가 축적해 온 시간과 실험의 과정이 외부의 시선 속에서도 다시 한 번 호명되었다.


이번 전시에서 드러나는 층은 더 이상 단순한 물질의 적층이 아니다. 그것은 반복된 행위와 선택, 그리고 삶의 순간들이 켜켜이 쌓이며 만들어낸 하나의 시간 구조에 가깝다. 여전히 키친타월 위에 흙물을 입히고 쌓아 올리는 방식은 유지되지만, 그 반복은 이제 새로운 실험을 위한 과정이라기보다, 삶의 리듬과 맞물린 자연스러운 흐름이 된다.


특히 <패치(Patch)> 작업에서 드러나는 즉흥적인 연결과 조합은, 서로 다른 층들이 하나의 유기적인 구조로 이어지는 방식을 보여준다. 수많은 블록들이 관계를 맺으며 만들어내는 이 구조는, 개별적인 선택들이 모여 하나의 전체를 이루는 과정을 닮아 있다. 작가는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이 쌓아온 고민과 결정들이 결국 전체 안에서 하나의 일부로 자리하게 된다는 사실을 체감한다.


박종진의 도예는 여전히 완결된 상태를 지향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쌓이고, 이어지고, 다시 변화하는 과정 속에서 도예가로서의 가능성을 발견한다. 전통 도예가 하나의 완성을 향해 나아간다면, 그의 작업은 그 완성에 이르기 전까지의 시간, 그리고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이어질 시간에 주목한다.


〈DEEPER LAYERS〉는 그렇게 이어진 시간의 한 단면이다. 겹겹이 쌓인 층들은 단순히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앞으로 형성될 또 다른 층을 예고하는 구조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는 하나의 형태가 만들어지기까지 축적된 시간과, 여전히 진행 중인 삶의 흐름을 함께 마주하게 된다.


Full Col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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