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ZEN SILENCE

Chung Sukyung / 정수경


Words & Photo by  YB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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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경 작가의 작품 컬렉션은 하단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Chung Sukyung's full artwork collection is available down below.


   정수경의 작업은 시간과 온도가 응결되는 지점에서 태어난다. 그녀에게 유리는 단단한 고체이자, 동시에 흐름을 멈춘 액체이다. 이 모순된 물성은 ‘멈춤’과 ‘흐름’, ‘빛’과 ‘침묵’이 공존하는 세계를 만들어낸다. 작가는 이 투명한 매체 안에 스며든 미세한 진동과 온도의 흔적을 포착해, 보이지 않는 시간을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그녀의 조각은 유리가 단순히 차가운 물질이 아니라, 기억과 온도를 품은 매개체임을 보여준다. 표면을 스치는 빛의 궤적, 내부로 번지는 색의 깊이는 시간의 결을 닮아 있으며, 작품이 놓인 공간의 공기와 맞닿으며 또 다른 생명감을 얻는다. 정수경은 오랜 시간 유리의 점성과 흐름을 연구하며, 형태가 굳어지는 찰나에 깃드는 ‘온도의 기억’을 기록해 왔다.


   유리는 본질적으로 침묵하는 재료다. 그러나 작가는 그 안에서 오히려 ‘소리’를 본다. 녹는 점을 넘나드는 온도 속에서 유리는 살아 움직이며, 다시 식어갈 때 그 움직임의 흔적을 남긴다. 그 과정은 마치 시간의 궤적이 눈에 보이지 않는 선으로 새겨지는 듯하다. 정수경은 그러한 흔적들을 조형적으로 재배열해, 고요함 속에서도 내면의 떨림이 감도는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번 전시 〈Frozen Silence〉는 얼어붙은 시간 속에서 피어나는 빛과 온도의 대화를 다룬다. 가을에서 겨울로, 그리고 다시 봄으로 이어지는 계절의 흐름처럼, 작품들은 각기 다른 온도의 층위를 품은 채 전시장 안에 순서대로 배치된다. 투명과 불투명, 유백색과 회색이 겹쳐지며 만들어내는 색의 깊이는 계절이 바뀌는 순간의 공기를 닮았다.


   정수경의 유리는 결국 시간 그 자체다. 그 표면에는 흘러간 시간의 숨결이 얼어붙어 있고, 그 안에는 여전히 미세하게 진동하는 생명이 있다. 〈Frozen Silence〉는 정지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숨 쉬는 세계를 드러낸다. 작가는 유리를 통해 멈춤의 아름다움, 그리고 그 너머의 생명력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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